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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학원] ‘법률가가 된 뜻을 되새기는 강좌’ 나선 봉욱 변호사,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률가, 우리 사회 불신과 불만의 벽 허물 수 있다”

작성일
2021.11.01
조회수
364
내용



한국법학원이 지난 1020, 봉욱 변호사를 강사로 초청하여 법률가가 된 뜻을 되새기는 강좌를 진행했다. 한국법학원은 지난 2016년부터 법률가가 된 뜻을 되새기는 강좌를 개설하고, 이 시대에 귀감이 될 만한 법률가를 초청하여 강연을 듣는 시간을 마련해 왔다.

 

올해 첫 강사로 나선 봉욱 변호사는 대검 정책기획과장, 법무부 인권국장기조실장법무실장, 울산지검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거치며 30여 년을 검사로 지내다가, 지난 2019년 대검차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법률가의 통찰력,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이라는 주제 하에 일하면서 배우고, 속으면서 성장하는 법률가들이 어떻게 하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인 통찰력을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들을 전했다.

 

범사예즉립(凡事豫則立), 불예즉폐(不豫則廢)

 

봉 변호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법률가들이 시대의 흐름을 읽고 숨겨진 진실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검사는 제보를 받았을 때 성공 가능성을 신중히 가늠해서 칼을 뽑아야 하며, 변호사는 사건 방향을 예측할 수 있어야 적합한 대응이 가능하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용에 나오는 구절인 범사예즉립(凡事豫則立), 불예즉폐(不豫則廢)’를 인용하며, “법률가들은 위험을 감지하고 사람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어야 위기의 파도를 헤쳐나갈 수 있고, 무엇을 할 것인지 또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정립해 두어야 한다라고 했다.

 

사도 법관 김홍섭의 사상과 신앙에 감명을 받고 법조인이 됐다는 그는, 초임 검사 시절 마음에 품은 다짐이 세 가지였다고 밝혔다. “내가 처리하는 사건에서 억울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생기지 않도록 하자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상사를 쳐다보지 말고, 훗날 후배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게 처신하자 빛나는 자리에 가려 하지 말고, 어디든 내가 가는 자리가 빛나게 되도록 노력하자등이다.

 

당시 어린 두 자녀의 아빠였던 그가 한 검사실당 매월 295건이라는 막대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주말과 야근이 잦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가정과 직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지혜를 발휘한 경험도 인상 깊다. 미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옛날이야기를 녹음해 놓고 그가 없을 때 엄마가 아이들에게 녹음된 이야기를 틀어주도록 한 것인데, 아빠 얼굴을 거의 볼 수 없던 아이들이 아빠 목소리가 나오는 녹음기를 붙잡고 아빠를 불렀다는 감동적인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1997년 예일 로스쿨 연수 경험을 정리하여 미국의 힘 예일 로스쿨이라는 책을 집필했다. 연수 중에 만난 코네티컷 주의 한 검사가 한국의 외환위기를 예측하는 것을 보고 당시 그럴 리 없다고 답변했다는 그는, 이후 실제로 우리나라에 IMF가 닥치자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가를 실감했다는 고백을 했다.

 

어떤 업무 맡았나...법률 지식만으로 한계 느껴 사서삼경 과정 등 수료하기도

 

봉 변호사가 법무부 검찰국에 근무하던 때는 IMF로 인해 1인당 국민소득이 반 토막 난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생계형 범죄와 반인륜적 범죄가 급증했고, 그는 생계형 범죄에 대한 특별 대책 시행을 맡았다.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실에서 근무할 때는 부패방지위원회가 신설되어 반부패 정책을 총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법률 지식만으로는 업무 수행에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성균관대 사서삼경 과정 및 독서 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국제협력 관계를 담당하면서는 중국을 방문하여 중국 검찰과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고, 우즈베키스탄과 검찰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사건 중에는 김승연 회장 등 경영진 10명을 기소한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 이호진 회장 등 경영진 7명을 기소한 태광그룹 비자금 사건 등이 그가 맡은 사건이다. 수사 난이도가 높아서 한화그룹 사건에는 155일이, 태광그룹 사건에는 112일이 소요됐는데, 그는 차명 계좌, 차명 기업, 차명 부동산 수사의 어려움이란 마치 캄캄한 방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살해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소풍 가고 싶다는 아이를 계모가 55분간 무차별 폭행하여 피해아동의 갈비뼈 16개가 골절되고 폐가 파열하는 등, 아이가 결국 사망에 이른 사건이다. 국민적 공분이 매우 컸던 사안으로, 당시 울산지검장이던 그는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아동학대 사건에 살인을 구형했다. 이러한 결정 뒤에는 심도 있는 외국 사례 조사와 여성변호사단체 등과의 협력, 그리고 국민의 뜻에 대한 존중이 있었다. 이후 울산지검은 아동학대 중점 대응 센터를 최초로 설립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한편 봉 변호사에 따르면, 우리 검찰은 종래 공안부 역할이 가장 중시됐으나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30여 년 동안 대검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같은 특별수사부의 역할이 커지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제는 형사부와 공판부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또한 약자 폭력 범죄에 대하여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양형기준을 세워 선고하고, 피해자 인권을 존중하는 검찰 제도와 문화 개선을 이뤄나가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통찰력의 근본은 겸손

 

변호사 3년 차를 지나는 그가 밝힌 변호사로서의 소망은 분쟁과 갈등을 풀뿌리까지 해결하는 믿음직한 변호사 우리 기업이 법률 리스크 없이 세계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 대한민국이 인권 선진 국가로 존경받는 나라 되는 데 도움 국제 정세 속 국가 이익 지켜내기 위해 역할 할 것 등이다.

 

검찰에 대해서도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민이 검찰을 불신하는 원인은 검사의 오만함과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그리고 자기 생각만이 옳다는 지고지선(至高至善) 의식에 있다면서, “수사단계별 배려와 경청, 존중의 문화를 확립하고, 성숙한 민주주의 시대에 걸맞은 검찰 시스템과 수사실무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했다.

 

강연 주제인 통찰력에 대하여는 그 근본이 겸손이라고 했다. 겸손하게 경계해야 다가올 위험을 감지할 수 있고, 겸손하게 경청해야 상대의 진심을 파악해 현장의 깊은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만하면 자신이 아는 게 전부라 생각하고 그 안에 갇혀버리지만, 겸손하면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배울 수 있다면서 오만한 사람은 틀린 것을 인정하지 않고 진심으로 사과도 하지 못하는데, 그런 사람에게는 부하직원들도 직언을 하지 못하여 단기실적은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적인 성과를 쌓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법률가의 핵심 역량을 6가지(법리력, 팩트력, 설득력, 관계력, 마음력, 체력)로 제시하면서, 각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법리력을 위해서는 육법전서와 판례를 즉각 찾아보거나 기록을 정독한다. 팩트력에는 현장을 확인하는 일에 더하여 30년간 구독해 온 경제신문과 20년간 참여한 독서모임이 도움이 됐다. 설득력을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페이퍼를 작성하거나 사서삼경 대학원에서 습득한 지식을 활용하며, 관계력을 위해서는 솔선수범과 동고동락의 정신을 새기면서, 먼저 인사하고 피드백 주고받기를 적극적으로 했다.

 

마음력을 쌓는 데는 시 낭송도 도움이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가 겸손과 배려, 경청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30년간 화내지 않을 수 있었던 원인도 그의 마음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체력을 위해 그는 매일 10분간 기 스트레칭 체조를 하며, 아침 운동도 1시간씩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봉 변호사는 “AI 시대에 접어들면서는 법률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공감 능력과 설득력이라면서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고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률가의 작은 배려가, 우리 사회의 불신과 불만의 벽을 허물 수 있다는 희망적인 견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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